피규어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닌, 시대의 감성과 트렌드를 반영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특히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피규어 시장의 변화는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발전해왔고, 소비자들의 취향과 수집 방식도 큰 폭으로 달라졌습니다. 최근에는 AI와 메타버스, 블록체인 기술까지 접목되어 피규어 수집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투자와 소통의 수단으로 변화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2025년 현재, 피규어 트렌드는 다시 ‘정서적 회귀’와 ‘레트로 감성’에 집중하고 있으며, 실제로 80~90년대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리마스터드 피규어가 활발히 재출시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눈에 띄는 현상은 NFT 피규어와 디지털 콜렉터블의 부상입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수집 방식이 전통 피규어 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는 곧 실물 피규어와 디지털 콘텐츠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980~1990년대: TV와 만화에서 출발한 초기 피규어 문화
1980년대는 피규어 산업의 태동기라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피규어는 대체로 TV 만화,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에 기반을 둔 제품들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로보트 태권V’, ‘그랜다이저’, ‘마징가Z’ 같은 로봇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인기였으며, 종이 박스에 담긴 소박한 제품이 대부분이었습니다.
1990년대에는 일본산 피규어와 미국산 액션 피규어가 국내에 본격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수집용 피규어의 시대가 열립니다. ‘세일러문’, ‘드래곤볼’, ‘닌자거북이’, ‘파워레인저’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캐릭터들이 국내에도 소개되었고, 일부 고급형 피규어는 한정판으로 높은 희소성을 자랑하며 수집가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2000년대: 컬렉터 문화의 시작과 브랜드화
2000년대는 본격적인 컬렉터 문화가 자리잡은 시기입니다. 국내외 피규어 전문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피규어가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예술적 감성과 수집가치가 강조되기 시작했습니다. 핫토이(Hot Toys), 반다이(Bandai), 굿스마일 컴퍼니(Good Smile Company) 등의 브랜드가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입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영화 캐릭터 기반의 리얼리티 피규어들이 큰 인기를 얻습니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스타워즈’와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해당 캐릭터를 구현한 피규어들이 고가에 거래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피규어 수집이 취미를 넘어 투자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신호이기도 했습니다.
2010년대: 피규어의 대중화와 커스터마이징 열풍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피규어는 더욱 대중화되고 일상적인 소비문화로 자리잡습니다. 특히 팝 컬처와 결합한 굿즈형 피규어, 예를 들면 ‘펑코 팝(Funko Pop)’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귀여운 디자인, 다양한 캐릭터 라인업으로 인해 젊은 층 사이에서 피규어 수집이 폭넓게 확산되었습니다.
또한 ‘커스터마이징 피규어’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개성 있는 창작 피규어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디자인하거나 유명 캐릭터를 재해석하여 재도색하거나 리모델링하는 작업이 활발해졌습니다. 이는 DIY 문화와 3D프린팅 기술의 보급과도 맞물려 있었으며, 소규모 창작자들의 활약도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2020년대 초반: 디지털과 융합된 하이브리드 피규어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피규어는 단순한 실물 수집을 넘어 디지털 콘텐츠와 융합되기 시작합니다. NFT 피규어, 디지털 아트 피규어, 증강현실(AR) 기반 피규어 등이 등장하며 새로운 수집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팬덤과 블록체인 기술의 융합으로 인해 디지털 소유권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대두된 결과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리니지W, 디아블로 IV 등 게임 IP 기반으로 NFT 피규어가 발매되거나,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AI 피규어 콘셉트가 주목받는 현상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피규어는 MZ세대의 수집 습관과 잘 맞아떨어지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즉각적인 공유와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레트로와 미래기술의 공존
2025년 현재, 피규어 시장은 ‘레트로 감성’과 ‘미래기술’이 공존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80~90년대 캐릭터를 리마스터한 복각 피규어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그 디자인과 소재는 한층 정교해졌습니다. 동시에 AI 기반 음성 인식 피규어, 디지털 연동형 피규어(앱과 연동되어 움직임과 소리 출력이 가능한) 등의 신제품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보기 좋은 피규어를 넘어, ‘교감 가능한 피규어’에 대한 수요를 점점 더 가지게 되었고, 이는 로보틱스 및 IoT 기술이 반영된 인터랙티브 피규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피규어는 단순한 수집품을 넘어 ‘개인 맞춤형 AI 동반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론: 피규어는 콘텐츠 산업의 축소판이자 진화의 상징
피규어는 단순한 수집품을 넘어, 그 시대의 문화적 상징이자 기술 변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연대별로 살펴본 피규어의 트렌드 변화는 콘텐츠 산업의 흐름과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피규어는 실물과 디지털, 예술과 기술을 넘나들며 더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수집가와 창작자, 브랜드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가 구축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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